욲농합작 참여작입니다. 不 忘 봄이 온 지 꽤 되었지만, 산속의 아침은 아직 제법 쌀쌀했다. 현은 슬쩍 팔을 문지르며 몸을 웅크렸다. 조금 으슬으슬하긴 했지만, 간만의 바깥 구경을 쉬이 포기할 순 없었다. 춘분이 되면 외출해도 된다, 그리 약조하였으니까. 약조 이후로 현은 내내 춘분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어느새 색색이 물든 산속 경관을 보고 있자니, 콧...
Chapter 01. 도화선 오늘은 정말 일진 사나운 날이었다. 멀쩡하던 팩스는 갑자기 말썽이었고, 그로 인해 현은 보내야 할 서류를 제때 보내지 못했다. 회의가 늦어졌다. 겨우 수습해 시작된 회의에서도 사나운 일진은 계속되었다. 안 그래도 일머리 없는 현의 부사수가 오늘따라 더욱더 실수 연발이었다. 당연하게도 사수인 현에게까지 불똥이 튀었다. 부장님에게 ...
prologue. G 와 H 나에게는 15년 된 친구가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나 이제 나의 나이 32살이 되었으니 정말 올해로 딱 15년이 된 셈이다. 나는 지금 그 15년 지기와 술잔을 기울이는 중이었다. “현아, 나 또 헤어졌다.” “…그래.” 그래, 그럴 줄 알았어. 그러나 뒷말은 삼켰다.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빈 술잔에 술을 채워주었다....
계양진에 귀신이 들었다는 소문이 들기 시작한 것은 석 달 전부터였다. 처음은 아랫마을 장돌뱅이 김 씨였다. 계양진을 가르는 계백산을 제집 드나들듯 다니던 김 씨가 실족사해 발견된 것이다. 몇 날 며칠 산속에서 밤을 보낸 김씨의 시체는 짐승들에게 죄다 뜯겨 형체가 그리 온전치 못했다. 그 당시에야 사고사로 처리되어 종결된 사건이지만, 지금 와 생각해보면 이 ...
주제 : 사계 중 여름 Summer Melo D 또 여름이다. 강하게 내리쬐는 햇빛을 피해 몸을 웅크리며, 하림은 진저리를 쳤다. 이 찜찜한 계절을 버텨낸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어느새 1년이 지나 다시 여름이 되었다. 여름이 왔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 꿋꿋하게 긴 팔을 고집했건만, 이제 하림도 별수 없이 인정할 수밖에 없...
“영아, 가자.” 패랭이 갓을 쓴 청년이 언덕 위에서 마을을 내려다보았다. 그가 평생을 살았던 곳이었다. “왜, 미련이 남아서 그래?” 앞서가던 남자가 패랭이 갓을 쓴 청년에게 물었다. 그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그럴 리가요. 후련해서 그럽니다. 가요 도련님.” “떠나면서 했던 약조를 그새 잊었구나. 도련님이라고 부르지 말래도?” “도련님...
무릎을 끌어안고는 아주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내뱉었다. 긴 호흡에 맞춰 말린 등이 크게 부풀어 올랐다가 다시 가라앉는다. 그런데도 두근거리는 심장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 쿵, 쿵, 쿵. 누군갈 좋아하게 되면 원래 이런 걸까. 경험이 없으니 알 수 없다. 털끝만큼이라도 비슷했던 상황에 놓인 적도 없었다. 현은 지난날의 자신을 반성했다. 과거의 연인들이 ...
어색하다. 요즘 선기와 저의 사이가.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장보기로 했다가 취소하고 집으로 온 날. 그저 선기에게 무슨 일이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혹시 그 무슨 일이 자신과 관련되어있는 걸까. 현은 그날의 기억을 천천히 되짚어보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갔다 왔어요?” 퇴근을 한 현이 집으로 들어서자 거실 소파에 앉아있던 선기가 평소와 다름없이 ...
드디어 동거인의 학교 문제를 해결했다. 그간 마음의 짐처럼 남아있던 문제가 사라져서인지 개운함 마저 들었다. 오후 반차를 낸 현은 부지런히 선기와 관련된 일들을 해결했다. 시계를 보니 2시 반이 조금 안 되었다. 이렇게 일찍 퇴근이라니. 집에 도착해도 3시가 되지 않을 듯해서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게다가 미루고 미뤄왔던 연차를 사용했으니 내일부터 주말까지...
어쩌다, 동거 단행본 재고가 소량 남아있습니다. 구매를 원하시는 분은 트위터 디엠 혹은 포타 메세지로 연락주세요. 가격은 1권 17000원 배송비 3000원입니다. 선기서현네 집 ⁕ ⁕ ⁕ 대체 언제 잠이 든 걸까? 문득 눈을 떴을 때, 현은 본능적으로 새벽임을 깨달았다. 손을 더듬어 휴대폰을 찾았다. 한참을 더듬다 침대 언저리에서 찾은 휴대폰의 버튼을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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